안녕하세요.
지금까지 포스팅들은 원론적이고 이해 목적 위주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어쨌든 WFK 봉사사업 자체가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이고 성격상 사업의 정당성, 즉 이 사업들이 계속 수행되어야하는 논거가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사업들은 국가의 공공서비스(국어사전: 국가나 공공 단체에서 공공의 복지를 위하여 제공하는 서비스. 교육, 교통, 의료, 경찰 따위를 이른다.)적인 측면을 가지고 계속 사업(서비스)으로서 참여자에게 제공될 수 있겠죠.
그래서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거창하게 보일 수 있는 여러 목적의 이해들이 이 전체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들 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업 운영 부분으로 다시 돌아오면, 이제 실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접근을 해야합니다.
제가 봉사단 사업을 운영하면서 '봉사단 사업 뭐 있나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되지' 라고 별로 어렵지 않는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봤습니다.
네 맞습니다.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되죠. 크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소풍 보내듯히 말하기에는 정책적인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고, 실무적으로 해야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봉사단 1명을 파견하던, 10명을 파견하던, 50명을 파견하던 들어가는 제시되는 공통 과업 절차는 같습니다. 단지 참여자의 수에 따라서 필요한 시간의 차이는 있겠죠.
예를 들어 봉사단 1명을 파견하더라도 모집선발절차, 항공권/비자, 예방접종, 교육, 파견물품 지급 등의 관련 절차는 모두 진행해야합니다. 간소화 하더라도 말이죠.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끝나는게 아닙니다. 청중봉, 엔봉 사업만봐도 귀국 후 지원까지 길게 이어집니다.
1명에 대해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지원하고 모니터링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한 '참여자의 입장' 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운영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정말 힘든 사업이 될 겁니다. 소위 MZ 세대가 현재의 주 참여 대상입니다. 항상 '청년' 은 봉사단 사업의 주요 대상자이기 때문에 참여자 수요에 맞는 운영이 필요한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20-30대라고 하더라도 20대 초반, 중반, 후반이 다르고 마찬가지로 30대 초반과 만34세에 가까운 나이와 또 다릅니다.
제일 많이 발견되는 오류 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 참여자의 눈높이 입니다.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되지' 라고 하지만 원하는 참여자를 잘 뽑는거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조금 더 사업 운영 구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번엔 단기 사업이랑 청중기 사업을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위 표의 순서대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파견 기간은 단기는 통상 1개월 미만(참여하는 기관마다 다름)이고, 청중기는 5개월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선발 절차는 서류, 면접은 공통이겠지만, 단기에도 적합도 검사의 유무와 기타 전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청중기는 KOICA
일반봉사단과 동등한 수준의 적합도 검사와 신체검사를 실시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파견 유형은 단기에 20명 이상 단체라고 되어있지만 그보다 적은 인원이 1팀이 될 수 있습니다. 청중기는 5명 한 팀 기준이지만, 활동 모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인솔자는 단기는 통상 전 일정 국내 인솔자가 국내의 모든 단위 절차부터 시작해서 그 팀의 공식적인 일정이 종료할 때까지 함께합니다. 활동에 대한 전중후의 모든 과업을 인솔기관과 소통하면서 파견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1팀을 그냥 전체 케어한다고 생각하면 과업량이 상당합니다. 또한 짧은 기간 내에 활동을 해야하는 단기봉사단 특성상 외국어(현지어) 습득에 한계가 있으므로 통역이 어느 정도 수반되야합니다. 특히 해외 일정에서 인솔 동행을 하는 부분이 인솔자로써 단기의 꽃이자 가장 힘든 과업 부분이 될 겁니다.
청중기는 인솔자의 개념이 없습니다. 업무에 투입되는 담당자는 각 단계별로 봉사단을 지원하고, 현지에서는 현지 FM(Field Manager)가 상주하면서 단원들을 지원합니다. 즉슨, 청중기는 투입인력이 3명 + @ (PM 제외) 이기 때문에, 1팀을 1명의 담당자가 맡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담당 직원들이 전체 인원의 담당 업무 부분을 맡는 개념이 됩니다. 예를 들자면, 국내교육은 국내교육 담당자가, 단원 지원(물품, 보험 등)은 해당 업무 담당자가 맡게 되는 거죠.
그리고 중간 관리자로서 국별 FM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원들은 현지에서 FM을 통해서 활동에 관한 전체 지시를 받게 될겁니다. 물론 FM은 (본부의) 담당 지원의 지침을 받겠죠.
또한 5개월을 현장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현지어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행히 기관에 한국어가, 영어가 능숙한 조력자가 있으면 당장에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현지어가 되야 하기 때문에 청중기에선 기관별 통역 인력을 배정하지 않습니다.
현지 전담은 현지기관(활동기관)에서 우리 봉사단 활동에 전담으로 지원하는 인력입니다.
단기는 통상 기관장이 지정한 1인을 해당 인솔기관과 소통을 할 것이고, 청중기 기관장과 기관장이 지정한 1인(실무자)가 FM 및 단원과 소통을 하게 됩니다.
차이점은 단기는 현지 기관 <> 인솔기관 <> 인솔자 라는 2단계 소통 구조를 갖기 때문에 인솔자가 현지 기관에 '직접' 소통할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인솔자(는 통상 사업 담당자가 될 겁니다.)가 현지 기관을 직접 섭외하는 경우는 인솔기관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소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중기는 수요발굴/활정 단계에서는 본부의 PM, AM,FM이 업무 성격에 따라 직접 소통을 하게 되지만,(소통 체계를 FM으로 단일화 하는 경우 국별 FM을 통해서 하는 경우도 있음) 활동기관으로 최종 선정되면(사업이 개시하게 되면) 기관 대 기관 전담 소통 창구(통상 국별 FM)를 정하여 소통창구를 이용할 것입니다. 단원이 파견된 후에는 단원들이 직접 해당 기관의 직원(통상 '코워커' 라고 합니다.)과 직접 소통합니다.
숙식은 단기는 파견팀 + 인솔자가 모두 같은 숙소에서 공동 생활을 하는게 보통의 경우 이고, 청중기의 경우 FM은 별도로 상주하면서 단원들의 성별/파견지역/활동 기관에 따라 파견 기간 중 개별/공동 생활을 해야합니다. 즉, 단원은 활동 기간동안 인솔자/동행자 없이 단원들끼리 현지 지역에서 생활을 해야합니다. 이 역시 단신 부임 원칙인 KOICA 일반봉사단의 감성이 깃들여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팀 간 공동 숙소를 할 수 있는 점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활동 형태 및 내용는 숙식과 이어집니다. 단기는 정해진 기간 내에 이미 정한 활동을 해야하므로, 현지에서 급작스럽게 활동 주제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내용의 방식과 수준의 단계를 바꾸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요. 이 때문에 단원들이 매 일 활동 종료 후 다음날 활동을 위해서 조별/개별 활동 준비를 밤새 하게 되죠. 그래서 숙식을 전체가 동일하게 움직입니다. 여기에는 단체 활동에 대한 관리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죠.
청중기는 본부에서 활동 주제, 수요기관의 니즈를 전달하면 최소 2주 이상 단원들이 직접 현지 기관과 소통하며 활동 기간 전체의 계획을 세우는 액션 플랜을 수립하고, 활동을 진행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활동을 하기 때문에 처음 세웠던 계획을 꾸준히 수정해가면서 활동 목표에 달성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견은 팀제로 되지만 팀 내에서 각자 역할을 정하여 개인 활동과 팀제 활동을 병행하는 형태가 됩니다.
마지막 이동은 단기는 앞서 숙식과 비슷한 이유가 됩니다. 현지 활동 중 안전 관리, 예산 관리, 일정 관리 등의 이유로 개인 행동을 제한하기에 단체 이동이 기본이 됩니다.
청중기는 한 국가에 20명이 파견되었다하더라도 5명 1팀 구조라면 총 4개 팀이 각 팀 기관에서 활동하기 때문에(즉, 해당 국가의 활동기관이 4개라는 이야기임) 단원이 직접 기관으로 출퇴근을 해야하며, 이동도 단원이 직접 해야합니다. 덕분에 소위 툭툭이 같은 저렴한 현지 이동수단을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정 관리' 는 전체 운영을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당장에 다음주 단원들 파견해야하는데 비자가 안나왔다면? 교육을 시작해야하는데(대관 예약이 다 되있는데) 모집 재공고가 나가야한다면? 모두 일정과 관련된 위험 관리 요소들이죠.
'교육' 은 내용에서 뺐는데요. 단기든 청중기든 각 교과별 목표도 있겠지만, 단체 생활 적응 등의 비교과적인 영역이 상당히 포함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청년 세대의 가족 구성원이 1인 자녀가 많기 때문에 단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는 참여자가 많다는 걸 고려하면서, 해당 사업에서 제시하는 교육을 끌고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나중에 별도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 내용이 운영을 구상할 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하는 내용들 입니다.
물론 일정, 교육, 예산 등등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남았지만, 일단 처음 이 봉사단 사업을 하는 실무자라면 운영 구상의 개념부터 잡아가야할 것이기에 하나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되지' 라는 말이 무색해지지 않나요?
봉사단 사업을 정교하게 운영하려면 '그 까짓것' 정도로 인식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접근했다가 '봉사단 사업 힘들어서 못하겠다' 하고 혀를 내두른 분들 많이 봤습니다.
동종업계 지인들을 만나면 우스갯소리로 전 단기봉사단은 형태만 다른 해외 패키지고, 청중기,엔봉,프봉은 인력 파견이라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거기다 국제개발협력의 시각에 맞춘 사업 성과도 내야하니까요.
어느 일이든 쉬운 일은 없겠지만, 유독 봉사단 사업에 '잘 뽑아서 잘 보내면 되지' 라고 하는 거처럼 내려 깎는 모습을 종종 본 필자 입장에서는 막상 해보면 만만치 않은 사업이라고 분명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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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KOICA 일반 봉사단 68기로 카메룬에서 해외봉사 후 아프리카 관련 활동, 개발협력분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 WFK 봉사단 사업을 담당하고 하고 있는 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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