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 사업 실무자 이야기(4) - 기획력의 필요성

안녕하세요.

 

사업 기획의 3번째 포스팅입니다.

봉사단 사업이 사실 목적과 내용을 이해했다 셈쳐도 사업 기획을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가 제일 관건이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제안서 내용에 방향성을 정하고 우리 기관이 어떻게 사업을 잘하겠다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제안서 자체가 제안사를 선정하기 위한 기준에 부합하는 내용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기관입니다! 를 논리적 흐름으로 담아내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첫단추를 잘 꿰야하는 부분이 곧 이 파트입니다.

 

그래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우리 기관의 특장점은?', '어떻게 사업을 잘 운영할건지?' 를 고민하는 것이 기획력의 처음이자 끝이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청중봉이든, 프봉이든, 엔봉이든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는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우리 기관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능력과 전략이 무엇인지' 를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별 제안요청서를 보더라도 기술제안서의 목차 및 작성지침은 공통적으로 있을 건데요.

1. 사업 이해도와 2-1. 사업 기획 두 파트가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다루는 부분입니다.

2. 과업 세부실행방안은 제안요청서에 해야할 내용들이 대부분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제시한 내용을 잘 수행해내는 것이 사업의 운영 능력이라면, 위 두 가지는 사업 구상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한국국제협력단(2023, 2024) 사업별 제안요청서 중 제안서 작성 목차 발췌)

 

 

다시 두번째 포스팅이었던 사업의 목적으로 되돌아 가봅시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검증을 하기 위한 장치로 제안요청서에 해당 내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4-2026년 KOICA-청년중기봉사단(환경) 파견사업 운영관리 용역
(계획수립) 「KOICA-청년중기봉사단 중기 사업 전략(2023-2025)」을 반영한 ‘환경’을 주제로 하는 사업 기획 
(활동모델 수립) 청년층 역량 수준을 고려하여 적합 직무를 발굴하고 참여 청년의 활동을 통해 사업 성과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활동 모델 제시
(적정수요 발굴) 상기 활동모델 중심으로 4개월 간 파견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한 적정 파견 기관 및 수요 발굴 계획 제시

2024-2026년 가나 코포리두아시 ICT 교육 역량 강화 프로젝트 봉사단 사업 PMC 용역
ㅇKOICA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사업수행계획서 작성 및 제출(현지 심층착수조사 실시 후, 보완 작성 및 제출)
ㅇ현지 심층착수조사를 통한 파견기관 협의 및 활동 직무·여건 조사 등 실시

2024-2025년 KOICA-NGO봉사단(다분야) 파견사업 운영관리 용역
ㅇ (사업계획 수립) 국정과제, KOICA 사업전략 등과 연계한 사업계획 수립
ㅇ (파견기관 및 파견국 관리) 파견기관 pool 현황 및 관리 계획 제시

 

제안요청서를 보면 봉사단 사업 유형에 따라 사업 기획의 범위가 다르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청중봉 및 엔봉은 KOICA 중장기 전략에 따라 수행기관이 생각하는 봉사단 사업에 대한 기획, 적정수요 발굴부터 구상해야하는 반면, 프봉은 KOICA의 중장기 전략에 따른 사업 기획을 바탕으로 이미 발굴된 수요지(활동기관)를 심층조사하여 프봉 성과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상하도록 제시되어 있어 사업의 시작 지점 부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과업이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에 따라 사업마다 세부과업의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특장점을 어떻게 써야해? 라고 물으신다면, 해당 봉사단 사업 전략과 목적을 파악하고 그 봉사단 사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기관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잘' 표현해서 작성해야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습니다.
기관마다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다르고 그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는 곧 실무자와 책임자가 공동으로 고민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이죠. 
저도 마찬가지로 매 년 봉사단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 파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글을 쓰려고 이래저래 생각하면서 아마 제안서 전체 부분 중 가장 중요하지만 깊게 이야기하기에 한계가 있는 부분이 이 파트이기도 합니다. 특장점과 기획은 그 '기관의 노하우'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사업 목적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봉사단 사업 운영해봤다는 경험치가 드러나는 곳이 이 부분이기도 하고 사업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또 이 파트이기도 합니다.


다시 사업 기획으로 돌아와서, 사업 목적에 따라 선행적으로 구상해야할 부분이 여럿 있을 건데요.

청중봉의 환경 주제를 예를 들어보자면,
① SDGs 중 환경 목표가 무엇인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봉사단 사업과 어떻게 연관성을 이끌어가야할지를 검토해봐야할 것이고, ②KOICA가 정하고 있는 WFK 파견대상국 중 파견하고자하는 국가의 국가협력전략(CPS, Country Partership Strategy)나 KOICA 국가지원계획(CP, Country Plan) 이 두 문서가 없는 경우 해당 국가의 발전전략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하며, ③ KOICA 전략도 반드시 확인해야합니다.

 

봉사단 사업에 거창하게 무슨 SDGs에 CPS 까지 들먹거리는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봉사단 사업도 개발협력의 다양한 유형 중 글로벌인재양성사업으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거창해보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당연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안요청서에서 제시한 국정과제, KOICA 전략 등에 부합한 논리를 제시할 수 있으며, 곧 우리 기관이 사업을 수행에 적합한 기관임을 보여주는 근거가 됩니다. (소위 타당성과 적절성의 기초 논거를 제시할 수 있겠죠)

 

(출처 : 한국제협력단(2024), 2024-2025년 KOICA-NGO봉사단(다분야) 파견사업 운영관리 용역)

 

 

처음 사업을 접근하는 입장에서, 청중봉과 엔봉 사업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프봉은 'KOICA에서 이미 셋팅한 사업' 잘 수행하는 기관을 찾는다고 하면, 청중봉과 엔봉은 그냥 단위 사업 자체를 'KOICA 입장' 에서 잘 수행해야하는 기관을 선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WFK 브랜드, 사업 목적에 대한 이해가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위 표의  '3. 개발협력 생태계 지속가능성 제고' 라는 전략방향이 KOICA 입장에서 구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별로 예를 들어보면, 청중봉의 경우 청년층의 역량을 고려하여 적합 직무를 발굴하고 청년 활동을 통해 사업 성과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활동 모델 제시(3.2번), 엔봉은 파견기관과 POOL, 그리고 개발협력사업을 추진 중인 NGO 등을 적극 발굴하여 신규 파트너기관의 참여확대 추진(3.1.번) 하라는 과업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요약해서 정리해보자면, 

"WFK 브랜드에서 청중봉/프봉/엔봉은 어느 위치에 있는 사업이고, 이 사업은 개발협력 SDGs 목표 중 어느 목표 달성에 기여를 하도록 사업 목표를 보고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기관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는 무엇무엇이고, 이 것은 참여자 수준에 맞는 활동모델을 또는 신규 파트너기관을 참여확대를 추진에 기여하고자 한다." 

 

즉, 사업 이해도, 기획은 국가전략, KOICA 전략, WFK 브랜드 등 이해는 전제로 한다.

우리 기관의 차별화된 능력(= 특장점)은 기관마다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기관이 동일하게 쓸 수 없다.

사업기획은 프봉 vs 청중봉,엔봉 에 따라 시작점이 다르며, 첫 단추인 기획이 잘 짜여져야 뒤로 이어지는 사업운영에 신뢰성을 높혀준다.

 

이 정도로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물론 제안요청서에 많은 내용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기획에서는 '맥락과 키워드'를 정확히 파악해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년' 은 모든 봉사단 사업을 모두 관통하는 '키워드' 이자, 왜 이 기조가 공통적으로 반영되었는지는 국정과제 등에서의 거시적 '맥락'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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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KOICA 일반 봉사단 68기로 카메룬에서 해외봉사 후 아프리카 관련 활동, 개발협력분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 WFK 봉사단 사업을 담당하고 하고 있는 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